다변량 시계열
여러 시계열이 서로 주고받는 관계를 함께 분석하는 VAR와 VECM
지금까지 살펴본 ARIMA와 SARIMA는 주로 하나의 시계열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분석했습니다. ARIMAX와 SARIMAX에서는 광고비나 기온처럼 다른 변수를 추가해 예측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변수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리가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소비 변화가 다시 물가와 생산에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시계열 변수 사이의 관계를 함께 분석하는 방법이 다변량 시계열 분석(Multivariate Time Series Analysis)이며, 대표적인 모형은 VAR(Vector Autoregression)과 VECM(Vector Error Correction Model)입니다. 이 장에서는 두 모형의 구조와 활용,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하는지 알아봅니다.
다변량 시계열이란?
다변량 시계열은 여러 변수를 같은 시간 흐름에 따라 관측한 데이터입니다. 매월 금리, 물가상승률, 소비 증가율을 기록했다면, 각 변수는 자체적인 과거 값의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다른 변수의 과거 값과도 관련될 수 있습니다.
그림 1 · 2처럼 다변량 시계열 분석은 각 변수의 과거 변화가 다른 변수의 현재 변화와 어떤 관계를 갖는지 함께 분석합니다. 실제 영향 방향과 크기는 데이터와 모형을 통해 검토해야 합니다. 단순히 변수가 여러 개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변량 시계열 모형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변수들의 시간적 관계를 함께 모델링할 필요가 있는가입니다.
VAR 모형은 무엇일까?
VAR(Vector Autoregression, 벡터 자기회귀)은 여러 시계열 변수를 동시에 모델링하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단변량 AR 모형이 한 변수의 과거 값을 이용한다면, VAR은 여러 변수의 과거 값을 이용해 각 변수의 현재 값을 설명합니다. 금리와 소비를 함께 분석한다면 다음과 같은 구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ct = a2 + φ21rt−1 + φ22ct−1 + ε2t
rt: 현재 시점의 금리 · ct: 현재 시점의 소비 · rt−1, ct−1: 한 시점 전의 금리와 소비 · φ: 과거 변수와 현재 변수 사이의 관계 · ε: 모형으로 설명되지 않는 오차
첫 번째 식은 금리의 과거 값뿐 아니라 소비의 과거 값도 현재 금리와 관련되는지 살펴보고, 두 번째 식은 소비의 과거 값과 금리의 과거 값이 현재 소비를 설명하는지 분석합니다. 그림 3의 예시에서는 지난달 금리가 오르면 이번 달 소비 증가율이 낮아지는 관계(φ21 = −0.4)가 들어 있습니다. 이처럼 VAR은 각 변수를 별도로 예측하면서도 다른 변수의 과거 정보를 함께 활용합니다.
VAR(p)의 p는 무엇을 뜻할까?
VAR에서 p는 모형에 포함하는 시차의 수를 뜻합니다.
| 모형 | 의미 |
|---|---|
| VAR(1) | 모든 변수의 한 시점 전 값을 활용 |
| VAR(2) | 두 시점 전까지의 값을 활용 |
| VAR(3) | 세 시점 전까지의 값을 활용 |
월별 자료에서 VAR(2)를 사용한다면 각 변수의 과거 두 달까지를 고려합니다. 시차가 늘어나면 더 많은 시간적 관계를 표현할 수 있지만, 추정해야 하는 계수도 증가합니다. 변수가 많고 관측 기간이 짧다면 과적합이나 불안정한 추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림 4처럼 시차는 AIC · BIC 같은 정보 기준과 예측 성능, 데이터의 양을 함께 고려해 결정합니다. 이 예시에서는 두 기준 모두 시차 1을 선택했습니다.
VAR로 무엇을 분석할 수 있을까?
VAR은 단순한 예측뿐 아니라 변수 사이의 동적 관계를 살펴보는 데도 활용됩니다.
첫째, 그림 5처럼 금리, 물가, 소비처럼 서로 관련된 지표를 함께 모델링해 각 변수의 향후 변화를 예측합니다.
둘째, 충격반응분석(IRF)은 한 변수에 충격이 발생했을 때 다른 변수들이 이후 여러 시점에 걸쳐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봅니다. 그림 6에서 금리 충격은 금리 자체에는 점점 줄어드는 영향을 남기고, 소비 증가율은 처음에 떨어졌다가 몇 달에 걸쳐 회복합니다.
셋째, 예측오차 분산분해(FEVD)는 특정 변수의 예측오차 변동 중 각 변수의 충격이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분석합니다. 그림 7에서는 12개월 앞 소비 예측오차 중 금리 충격의 몫이 3%로 작게 나왔는데, 이는 충격의 순서(금리를 먼저 둠)와 모의 설정에 따른 결과입니다. 이처럼 충격반응분석과 분산분해의 결과는 변수의 순서, 충격을 식별하는 가정, 모형 설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단순한 통계적 관계를 곧바로 인과관계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VAR을 쓰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VAR을 적용할 때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시계열의 정상성입니다. 일반적인 VAR 모형은 정상 시계열에 적용하는 것이 기본이며, 정상성이 부족한 데이터에 그대로 적용하면 관계가 실제보다 강하게 나타나거나 통계적 추론이 부정확해질 수 있습니다(03장 허위 회귀).
시계열 그래프로 추세와 구조적 변화를 살펴봅니다.
ADF, KPSS 등의 검정으로 정상성을 검토합니다.
필요한 경우 차분이나 변환을 고려합니다.
변수들이 장기적인 균형 관계를 공유하는지 확인합니다.
비정상적인 변수들이더라도 장기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관계가 있다면, 단순히 모든 변수를 차분하는 것보다 VECM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VECM은 무엇일까?
VECM(Vector Error Correction Model, 벡터 오차수정모형)은 장기적인 균형 관계와 단기적인 변화를 함께 분석하는 모형입니다. 물가와 임금은 단기적으로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일정한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림 8처럼 임금과 물가는 각각 비정상적으로 떠돌지만, 둘의 간격(장기 균형에서 벗어난 정도)은 0 주변으로 되돌아옵니다. 이런 관계를 공적분이라고 하며, 이 예시는 Johansen 검정에서도 공적분 관계가 확인됩니다.
일시적으로 두 변수 사이의 관계가 장기적인 균형에서 벗어나면 이후 변화 과정에서 그 차이가 조정될 수 있습니다. VECM은 그림 9와 같은 조정 과정을 모델링합니다.
ΔYt: 변수들의 현재 변화량 · ΠYt−1: 장기적인 균형 관계에서 벗어난 정도와 관련된 항 · Γi: 과거 변화량이 현재 변화량과 맺는 관계 · εt: 오차항
VECM은 장기 관계와 단기 변화를 분리해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공적분은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VAR과 VECM은 어떻게 다를까?
두 모형의 차이는 단순히 변수의 개수가 아니라, 변수들이 장기적으로 균형 관계를 공유하는지, 그리고 그 관계를 모형에 반영해야 하는지에 있습니다.
| 구분 | VAR | VECM |
|---|---|---|
| 주요 목적 | 변수들의 동적 관계와 예측 | 장기 균형과 단기 조정 분석 |
| 기본적인 데이터 조건 | 일반적으로 정상 시계열 | 공적분 관계가 있는 비정상 시계열 |
| 차분 사용 | 데이터 특성에 따라 사용 | 변수의 변화량과 장기 균형 항을 함께 사용 |
| 장기 관계 | 일반 VAR에서는 직접 반영하지 않음 | 공적분 관계를 명시적으로 반영 |
| 대표적 활용 | 여러 경제지표의 동적 관계와 예측 | 장기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경제 변수 분석 |
금리와 물가가 각각 비정상적이지만 두 변수의 특정 선형결합은 정상적이라면, 두 변수는 공적분 관계를 가질 수 있고 VECM이 적절한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변수들이 정상적이라면 일반 VAR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비정상 변수를 차분해 VAR로 분석하는 접근도 가능하지만, 공적분 관계가 존재한다면 차분 과정에서 장기 정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 분석은 어떤 순서로 진행할까?
그림 10처럼 먼저 분석할 변수와 시간 단위를 정하고 관측 시점을 일치시킵니다. 각 변수의 추세와 단위근을 확인해 정상성을 검토하고, 비정상 변수들 사이에 장기 균형 관계가 있는지 공적분을 확인합니다. 공적분이 없다면 차분 VAR 등을, 적절한 공적분 관계가 있다면 VECM을 검토합니다. 이어서 AIC · BIC와 데이터의 양을 고려해 시차를 정하고 모형을 적합한 뒤, 잔차의 자기상관과 분산 특성, VAR의 안정성을 점검합니다. 안정성이 부족하면 충격반응과 장기 예측의 해석에 주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필요에 따라 예측, 충격반응분석, 예측오차 분산분해를 수행하고 시간 순서를 유지해 예측 성능을 검증합니다.
한 변수의 과거 값이 다른 변수의 예측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구조적인 인과효과가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변수와 시차가 증가하면 추정해야 할 계수가 빠르게 늘어납니다.
차분이 필요한지, 장기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에 따라 모형 선택이 달라집니다.
충격을 어떻게 식별했는지에 따라 반응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모형이 경제적으로 그럴듯해 보여도 실제 예측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ADF 검정에서 금리 변화와 소비 증가율은 모두 정상 시계열로 판단되어 VAR 모형을 적합하였다. AIC와 BIC 모두 시차 1을 선택하였다. 직교화 충격반응분석 결과, 금리 충격 직후 소비 증가율은 하락하였다가 약 6개월에 걸쳐 회복하였다. 이 결과는 변수 순서(금리 → 소비)를 가정한 것으로, 인과적 효과로 해석하지 않는다.
변수들이 정상인지, 함께 움직이는지 보고 VAR과 VECM을 고릅니다.
- 다변량 시계열 분석은 여러 변수의 시간적 관계를 함께 분석합니다.
- VAR은 여러 변수의 과거 값을 활용해 각 변수의 현재 값과 미래를 모델링합니다.
- VECM은 공적분 관계가 있는 비정상 변수들의 장기 균형과 단기 조정을 함께 분석합니다.
- 정상성, 공적분, 시차 선택, 잔차 진단은 모형 선택의 중요한 기준입니다.
- 충격반응분석과 분산분해는 변수 간 동적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인과적 해석에는 추가 가정과 근거가 필요합니다.
다음은 10 공적분과 오차수정모형 — 장기균형과 단기 조정입니다. VAR과 VECM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인 공적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비정상적인 변수들이 어떻게 장기적인 관계를 공유할 수 있는지 알아봅니다.
VAR은 여러 변수의 과거 값으로 각 변수의 현재를 설명하고, 충격반응분석과 분산분해로 변수 간 동적 관계를 살펴봅니다. 변수들이 비정상이지만 장기적으로 함께 움직인다면(공적분), 모두 차분하기보다 장기 균형과 단기 조정을 함께 담는 VECM이 적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