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상관과 시차
현재 값과 과거 값의 관계를 시차별로 확인하는 ACF와 PACF
시계열 데이터에서 현재 값은 과거의 값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 달 매출이 높았다면 다음 달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오늘 기온이 높았다면 내일도 비슷한 기온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 시계열의 현재 값과 과거 값 사이의 관계를 자기상관(Autocorrelation)이라고 합니다. 자기상관을 살펴보면 데이터에 시간적 패턴이 있는지, 변화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어떤 시계열 모형을 고려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장에서는 시차와 자기상관의 뜻, ACF와 PACF를 읽는 방법, 그리고 이를 모형 선택에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시차(Lag)란?
시차는 현재 시점에서 과거의 몇 시점 전을 비교하는지를 나타냅니다. 월별 매출 데이터가 다음과 같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 월 | 매출 |
|---|---|
| 1월 | 100 |
| 2월 | 110 |
| 3월 | 120 |
| 4월 | 130 |
| 5월 | 140 |
| 6월 | 150 |
그림 1처럼 시차 1은 이번 달과 지난달(6월 150과 5월 140), 시차 2는 이번 달과 두 달 전(150과 130), 시차 3은 이번 달과 세 달 전(150과 120)을 비교합니다. 시차는 데이터의 관측 간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일별 데이터의 시차 1은 하루 전이고, 월별 데이터의 시차 1은 한 달 전입니다.
그림 2처럼 시차가 커질수록 비교에 사용할 수 있는 관측값 쌍은 줄어듭니다. 따라서 긴 시차의 상관계수는 추정이 더 불안정할 수 있습니다.
자기상관(Autocorrelation)이란?
자기상관은 동일한 시계열에서 현재 값과 특정 시차만큼 떨어진 과거 값 사이의 상관관계입니다. 월별 매출이 높은 달 다음에도 대체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양의 자기상관이, 값이 높았던 다음 시점에 낮아지고 낮았던 다음 시점에 높아지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음의 자기상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림 3은 어제 값(가로)과 오늘 값(세로)을 점으로 찍은 것입니다. 자기상관계수는 일반적으로 −1부터 1 사이의 값을 가집니다.
| 자기상관계수 | 의미 | 예시 |
|---|---|---|
| +1에 가까움 | 강한 양의 관계 | 높은 값 뒤에 높은 값이 이어짐 |
| 0에 가까움 | 선형적인 자기상관이 약함 | 뚜렷한 선형적 연관성이 보이지 않음 |
| −1에 가까움 | 강한 음의 관계 | 높은 값 뒤에 낮은 값이 나타나는 경향 |
0에 가깝다고 해서 시간적 패턴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비선형 관계나 특정 시차에서만 나타나는 패턴은 일반적인 자기상관계수만으로 충분히 파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ACF는 무엇을 보여 줄까?
ACF(Autocorrelation Function, 자기상관함수)는 여러 시차에서 자기상관계수를 계산해 보여줍니다. 시계열이 과거의 값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전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때 사용합니다.
그림 4에서 빨간 점선은 자기상관이 없을 때 막대가 대부분 머무는 범위(±1.96/√n)입니다. ACF 그래프는 보통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 천천히 감소하는 패턴: 현재 값이 과거 값의 영향을 오래 유지하거나, 추세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특정 시차마다 반복되는 패턴: 계절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월별 데이터에서 12, 24와 같은 시차가 눈에 띌 수 있습니다.
- 빠르게 0에 가까워지는 패턴: 시간적 의존성이 짧은 시차에 집중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양수와 음수가 번갈아 나타나는 패턴: 값이 오르내리는 진동형 패턴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림 5에서 패턴을 바꿔 보며 시차에 따른 자기상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ACF의 모양만으로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추세나 계절성이 제거되지 않은 데이터에서는 자기상관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의 특성과 다른 진단 결과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PACF는 ACF와 무엇이 다를까?
PACF(Partial Autocorrelation Function, 편자기상관함수)는 중간 시차의 영향을 통제한 뒤, 특정 시차의 값과 현재 값 사이에 남아 있는 직접적인 선형 관계를 측정합니다. 이번 달 매출이 지난달 매출과 관련되어 있고, 지난달 매출은 두 달 전 매출과도 관련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달과 두 달 전의 관계는 지난달 매출을 통해 간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림 6처럼 시차 2의 ACF는 지난달을 거친 간접 관계까지 포함하지만, PACF는 지난달의 영향을 뺀 뒤 남는 직접 관계만 봅니다. 그래서 ACF는 전체적인 시간 의존성을 파악하고 MA 모형의 차수 후보를 찾는 데, PACF는 AR 모형의 차수 후보를 찾는 데 주로 활용합니다.
그림 7은 시차 1 · 2에만 직접 연결된 자료입니다. ACF는 여러 시차에 걸쳐 서서히 줄지만, PACF는 시차 2 이후 경계 안으로 들어옵니다. ACF와 PACF는 서로 대체되는 도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정보를 제공하며, 모형 선택의 단서를 얻기 위해 함께 사용합니다.
ACF와 PACF로 모형의 차수를 어떻게 판단할까?
자기회귀모형(AR)과 이동평균모형(MA)을 선택할 때 ACF와 PACF의 패턴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모형 | ACF에서 흔히 나타나는 패턴 | PACF에서 흔히 나타나는 패턴 |
|---|---|---|
| AR(p) | 점차 감소하거나 감쇠 | p 이후 뚜렷한 관계가 약해짐 |
| MA(q) | q 이후 뚜렷한 관계가 약해짐 | 점차 감소하거나 감쇠 |
| ARMA(p, q) | 점차 감소하거나 감쇠 | 점차 감소하거나 감쇠 |
그림 8처럼 ACF는 여러 시차에 걸쳐 서서히 감소하지만 PACF는 2시차 이후 뚜렷한 관계가 약해진다면 AR(2)를 후보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ACF가 2시차 이후 약해지고 PACF가 점차 감소한다면 MA(2)를 후보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에서는 패턴이 교과서처럼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추세, 계절성, 비정상성이 존재하면 ACF와 PACF의 해석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이 결과는 확정적인 판정이 아니라 모형을 탐색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자기상관과 상관관계는 무엇이 다를까?
일반적인 상관관계는 서로 다른 두 변수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반면 자기상관은 하나의 변수에서 시간적으로 떨어진 관측값끼리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 구분 | 일반적인 상관관계 | 자기상관 |
|---|---|---|
| 비교 대상 | 서로 다른 변수 X, Y | 같은 변수의 현재 값과 과거 값 |
| 예시 | 광고비와 매출 | 이번 달 매출과 지난달 매출 |
| 주요 질문 | 두 변수가 함께 변하는가? | 과거 값과 현재 값이 관련되어 있는가? |
자기상관이 높다고 해서 과거 값이 현재 값을 인과적으로 발생시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두 값이 공통된 추세나 계절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관계가 높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ACF · PACF를 해석하기 전에 무엇을 확인할까?
불규칙한 관측 간격은 시차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추세가 있으면 여러 시차에서 높은 자기상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월별 데이터라면 12시차, 분기별 데이터라면 4시차 등 반복 주기를 확인합니다.
데이터가 적으면 긴 시차의 자기상관 추정이 불안정할 수 있습니다.
그림 9처럼 추세가 남아 있으면 모든 시차에서 자기상관이 커 보이지만, 차분한 뒤에는 대부분 경계 안으로 들어옵니다. 차분과 정상성은 03장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유의성 경계도 조심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ACF 그래프의 신뢰구간을 벗어난 막대는 검토할 가치가 있지만, 그림 10처럼 자기상관이 전혀 없는 자료에서도 20개 시차를 동시에 살펴보면 1개 정도는 우연히 경계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월별 매출의 ACF는 시차가 늘어남에 따라 서서히 감소하였고, PACF는 시차 2 이후 유의 경계(±1.96/√n) 안으로 들어왔다. 이에 AR(2)를 후보 모형으로 고려하였다. 긴 시차에서 경계를 살짝 벗어난 막대 1개는 여러 시차를 동시에 살펴본 점을 고려해 우연한 변동으로 판단하였다.
ACF와 PACF를 함께 보며 모형의 단서를 찾습니다.
- 시차(Lag)는 현재와 비교하는 과거 시점을 의미합니다.
- 자기상관은 한 시계열의 현재 값과 과거 값 사이의 관계입니다.
- ACF는 여러 시차의 전체적인 자기상관을 보여줍니다.
- PACF는 중간 시차의 영향을 통제한 특정 시차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 ACF와 PACF는 AR · MA 모형의 차수를 탐색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그래프만으로 모형을 확정해서는 안 됩니다.
다음은 03 정상성과 단위근 — ADF, KPSS입니다. 시계열의 통계적 특성이 시간에 따라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살펴보고, 왜 정상성 검정이 ARIMA와 같은 예측 모형에서 중요한지 알아봅니다.
자기상관은 같은 시계열의 현재 값과 과거 값 사이의 관계입니다. ACF는 간접 관계까지 포함한 시차별 상관을, PACF는 중간 시차를 통제한 직접 관계를 보여 주며, 두 그래프의 감쇠 · 끊김 패턴이 AR · MA 차수의 단서가 됩니다. 다만 추세가 남아 있거나 여러 시차를 한꺼번에 볼 때는 해석에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