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결망분석(SNA)
각자의 역량이 아니라, 누가 누구와 이어져 있는지를 봅니다.
태풍이 지나간 뒤 한 지역에서 대피소 운영, 의료 지원, 도로 복구가 동시에 필요해졌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시청, 소방서, 보건소, 병원, 자원봉사단체는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대응합니다.
기관별 인력이나 예산만 살펴보면 각 기관의 역량은 알 수 있지만, 어떤 기관이 협력을 연결하고 어디에서 정보 전달이 끊길 위험이 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사회연결망분석(Social Network Analysis, SNA)은 사람이나 조직 같은 대상 사이의 관계를 데이터로 표현하고, 연결 구조를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재난 대응기관의 정보 공유 네트워크를 통해 중심성, 밀도, 커뮤니티, 연결 취약성과 분석 결과 보고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사회연결망분석은 무엇을 분석하나요?
일반적인 통계분석이 주로 개인이나 기관의 특성을 관측한다면 SNA는 대상 사이의 연결을 분석의 중심에 둡니다.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대상을 노드(Node), 둘 사이의 관계를 엣지(Edge) 또는 연결(Tie)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소방서가 보건소에 재난 상황 정보를 전달했다면 두 기관 사이에 정보 전달 관계가 존재한다고 기록할 수 있습니다.
SNA는 연결이 많은 기관, 서로 다른 조직을 이어주는 기관, 네트워크 전체의 결속 정도, 긴밀한 하위집단 등을 파악하는 데 유용합니다. 다만 연결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성과나 권한이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방향과 가중치에 따라 네트워크가 달라집니다
무방향 네트워크는 관계가 상호적이라고 간주할 때 사용합니다.
두 기관이 협력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만 기록했다면 무방향 연결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반면 방향 네트워크는 누가 누구에게 정보를 보냈는지 구분합니다. 시청이 병원에 정보를 보냈다고 해서 병원도 시청에 같은 정보를 보냈다고 가정할 수는 없습니다.
연결에는 강도나 횟수를 나타내는 가중치를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연락한 기관과 20번 연락한 기관을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으려면 정보 교환 횟수를 가중치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중치가 접촉 횟수인지, 협력 만족도인지, 이동시간인지에 따라 지표를 계산하고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실제 사례: 지역 재난 대응기관의 정보 공유
한 지방자치단체가 재난 대응기관 12곳의 한 달간 정보 공유 기록을 수집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기관들은 시청, 소방서, 경찰서, 보건소, 지역 병원, 대피소 운영단체, 자원봉사단체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분석의 목적은 정보를 많이 주고받는 기관과 서로 다른 기관군을 연결하는 핵심 경로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 분석 항목 | 설정 |
|---|---|
| 노드 | 재난 대응기관 12곳 |
| 방향 | 기관 A가 기관 B에 정보를 전달한 방향을 기록 |
| 연결 기준 | 분석 기간 중 확인된 정보 전달 관계 |
| 가중치 | 기관 간 정보 전달 횟수 |
| 관측 기간 | 1개월 |
| 연구 질문 | 정보 공유가 어디에 집중되며 연결 취약점은 어디인가? |
이 글의 수치는 설명을 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합니다. 아래 밀도 계산에는 가중치를 무시하고 관계 유무만 사용하는 이진 방향 네트워크를 적용하겠습니다.
네트워크 데이터는 어떻게 준비하나요?
SNA에서는 일반적으로 엣지 목록(Edge List) 또는 인접행렬(Adjacency Matrix)을 사용합니다.
엣지 목록은 정보 발신기관과 수신기관을 행 단위로 기록합니다.
| 발신기관 | 수신기관 | 월간 전달 횟수 |
|---|---|---|
| 시청 | 소방서 | 18 |
| 소방서 | 보건소 | 12 |
| 보건소 | 지역 병원 | 10 |
| 자원봉사단체 | 대피소 운영단체 | 8 |
인접행렬에서는 행이 발신기관, 열이 수신기관이 되며 관계가 있으면 1, 없으면 0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가중 네트워크라면 1 대신 전달 횟수를 입력합니다. 방향 네트워크에서 행렬은 일반적으로 대칭이 아닙니다.
분석 전에는 동일 기관의 명칭을 통일하고, 중복 기록과 조사 누락을 확인해야 합니다. 데이터가 없다는 사실과 실제로 관계가 없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합니다.
연결정도 중심성은 무엇을 보여주나요?
연결정도 중심성(Degree Centrality)은 한 노드가 얼마나 많은 다른 노드와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줍니다.
방향 네트워크에서는 정보를 받는 진입차수(In-degree)와 보내는 진출차수(Out-degree)를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12개 기관 중 시청이 8개 기관에 정보를 보냈다면 진출차수는 8입니다. 자기 자신과의 연결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 정규화된 진출차수는 8 ÷ (12 − 1) ≈ 0.727입니다.
즉, 시청은 다른 기관 11곳 중 약 72.7%에 직접 정보를 전달한 것입니다. 이는 시청의 정보 발신 범위가 넓다는 뜻이지, 전달 내용이 정확하거나 기관이 가장 영향력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매개 중심성이 높은 기관은 왜 중요한가요?
매개 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은 노드가 다른 노드 쌍을 연결하는 최단경로에 얼마나 자주 놓이는지 측정합니다.
서로 다른 조직군을 연결하는 기관은 직접 연결 수가 많지 않아도 매개 중심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건소가 소방기관과 병원·복지기관을 이어주는 주요 경로에 놓여 있다면 보건소의 매개 중심성이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기관에 정보 전달 업무가 집중되면 협력이 원활해질 수도 있지만, 해당 기관의 대응이 중단될 때 연결이 약해질 위험도 있습니다.
다만 최단경로가 실제 정보 전달 경로와 같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네트워크가 단절되어 있거나 가중치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최단경로의 정의와 정규화 방식을 명시해야 합니다.
근접 중심성과 고유벡터 중심성은 어떻게 다른가요?
근접 중심성(Closeness Centrality)은 다른 노드까지의 경로 거리를 바탕으로 네트워크에서 얼마나 가까운 위치에 있는지 평가합니다.
하지만 방향 네트워크에서 어느 방향의 거리를 사용하는지, 도달할 수 없는 노드가 존재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단절된 네트워크에서는 조화 중심성(Harmonic Centrality) 등을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고유벡터 중심성(Eigenvector Centrality)은 단순히 연결 수만 세지 않고 중심성이 높은 다른 노드와의 연결을 더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다만 방향·단절 네트워크에서는 계산상의 제한과 해석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PageRank 같은 다른 지표가 적절한 경우도 있습니다.
| 지표 | 주로 답하는 질문 |
|---|---|
| 연결정도 중심성 | 직접 연결된 기관이 얼마나 많은가? |
| 매개 중심성 | 기관 사이의 연결 경로를 얼마나 중개하는가? |
| 근접 중심성 | 다른 기관들에 얼마나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가? |
| 고유벡터 중심성 | 중요한 기관들과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가? |
어느 중심성이 가장 좋은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정보 확산, 협업 조정, 연결 취약성 중 무엇을 평가하는지에 맞춰 선택해야 합니다.
네트워크 밀도는 어떻게 계산하나요?
밀도(Density)는 가능한 연결 중 실제 연결이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나타냅니다.
자기 연결이 없는 방향 네트워크에서 노드가 n개라면 가능한 연결 수는 n(n−1)개입니다. 이번 예제에서 기관 12곳 사이에 서로 다른 방향의 연결이 총 42개 관측되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밀도 = 42 ÷ (12 × 11) = 42 ÷ 132 ≈ 0.318
따라서 이진 방향 네트워크의 밀도는 약 0.318, 즉 가능한 연결의 약 31.8%가 관측된 것입니다. 밀도가 높으면 연결이 상대적으로 촘촘하다고 볼 수 있지만 모든 기관이 모든 기관과 직접 연락해야 좋은 네트워크인 것은 아닙니다.
업무 분장과 정보 과부하를 고려하면 적절한 연결 구조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커뮤니티 탐지는 무엇을 찾나요?
커뮤니티 탐지(Community Detection)는 네트워크 내부에서 서로 상대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노드 집단을 찾는 방법입니다.
재난 대응 네트워크에서는 긴급구조기관, 의료·보건기관, 생활지원기관이 각각 밀접한 집단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Louvain과 Leiden 등 모듈성 기반 접근이 있으며, 방향과 가중치를 지원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커뮤니티 탐지 결과는 알고리즘과 해상도 설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 개의 커뮤니티가 발견되었다고 해서 재난 대응체계가 반드시 세 부서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분석 결과를 실제 업무와 비교하고, 서로 다른 커뮤니티 사이에 정보 전달이 충분한지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과표는 어떻게 해석하나요?
다음은 12개 기관으로 구성된 네트워크에서 일부 기관의 중심성 결과를 요약한 예시입니다.
진입·진출차수는 직접 연결 수이며, 매개 중심성은 정규화된 지표를 예시로 제시했습니다.
| 기관 | 진입차수 | 진출차수 | 매개 중심성 |
|---|---|---|---|
| 시청 | 7 | 8 | 0.24 |
| 소방서 | 6 | 7 | 0.31 |
| 보건소 | 5 | 5 | 0.37 |
| 지역 병원 | 6 | 3 | 0.12 |
| 자원봉사단체 | 2 | 4 | 0.18 |
이 표에서는 시청의 진출차수가 가장 높아 직접 정보를 전달하는 범위가 넓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보건소는 진출차수가 가장 높지는 않지만 매개 중심성이 커서 기관군 사이의 연결 경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결과는 기관의 공식적인 권한이나 대응 성과를 측정한 것이 아니라 기록된 정보 공유 관계의 구조적 특성을 요약한 것입니다. 중심성이 높은 기관이 실제로 정보를 더 정확하게 처리하는지는 별도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네트워크 그래프를 읽을 때 주의할 점은?
네트워크 시각화는 노드를 점으로, 연결을 선이나 화살표로 표시합니다.
노드 크기를 중심성에 비례하도록 나타내거나 커뮤니티별로 색을 구분하면 핵심 기관과 집단 구조를 빠르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래프에서 두 기관이 가까이 그려졌다고 해서 실제 지리적 거리가 가깝거나 업무 관계가 반드시 더 강한 것은 아닙니다.
많은 네트워크 배치 알고리즘은 관계 구조를 보기 좋게 표현할 뿐, 노드 간 화면상 거리를 직접적인 통계 검정 결과로 제공하지 않습니다.
또한 시각적으로 중심에 위치하는 기관과 수학적 중심성이 높은 기관이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래프는 중심성 수치와 네트워크 정의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SNA에서 검토해야 할 분석상의 한계
네트워크의 경계를 명확하게 정해야 합니다.
12개 기관만 분석하면 지역 밖의 중앙정부나 외부 지원기관을 통한 연결을 놓칠 수 있습니다. 기관 명단을 어떻게 정했는지에 따라 밀도와 중심성도 달라집니다.
관계의 측정 방식도 중요합니다.
정보 전달 횟수가 많아도 전달한 정보의 정확성과 유용성은 다를 수 있습니다. 통화 기록, 설문 응답, 공식 문서 등 어떤 자료를 사용했는지 명시해야 합니다.
시간에 따른 변화도 고려해야 합니다.
재난 발생 직후의 네트워크와 복구 단계의 네트워크는 다를 수 있으므로 하나의 월간 네트워크만으로 모든 시기의 협력 구조를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필요한 경우 시점별 네트워크를 비교하는 종단 네트워크 분석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중심성은 인과효과가 아닙니다.
특정 기관의 매개 중심성이 높게 나타났다고 해서 그 기관 때문에 재난 대응 성과가 좋아졌다고 결론 낼 수는 없습니다. 조직의 역할과 자원 규모 등 다른 요인을 검토해야 합니다.
SNA 결과는 어떻게 보고하나요?
사회연결망분석의 결과를 보고할 때는 노드와 연결의 정의, 네트워크의 방향성과 가중치, 관측 기간, 누락된 관계 처리 방식, 사용한 지표와 알고리즘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과 보고 예시
지역 재난 대응기관의 정보 공유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12개 기관의 한 달간 정보 전달 기록을 이용하여 사회연결망분석(SNA)을 실시하였다. 기관을 노드, 확인된 정보 전달 관계를 방향 연결로 정의하였으며, 이진 방향 네트워크에서 총 42개 연결이 관측되었다. 네트워크 밀도는 0.318로, 가능한 방향 연결의 약 31.8%가 확인되었다.
시청은 진출차수 8로 직접적인 정보 전달 범위가 가장 넓었으며, 보건소는 매개 중심성 0.37로 기관 간 경로를 연결하는 역할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이러한 결과는 정보 전달이 특정 기관에 집중될 가능성과 기관군 사이의 연결 구조를 보여주지만, 기관의 실제 대응 성과를 직접 평가한 결과는 아니다.
실제 연구에서는 네트워크 그래프와 전체 기관별 중심성 표, 커뮤니티 탐지의 설정과 결과, 자료의 한계 등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회연결망분석은 개별 대상보다 관계의 구조를 살펴봅니다
사회연결망분석은 사람이나 조직의 특성을 따로 분석하는 데서 나아가 대상 사이의 연결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파악하는 방법입니다.
직접 연결 수를 보여주는 연결정도 중심성, 집단 사이 경로에서의 위치를 보여주는 매개 중심성, 전체 연결 수준을 요약하는 밀도, 긴밀한 하위집단을 찾는 커뮤니티 탐지 등을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결을 어떻게 정의했는지와 어떤 대상이 네트워크에 포함되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중심성 수치나 네트워크 그래프만으로 기관의 영향력과 성과를 단정하지 않고, 실제 업무 맥락과 자료의 품질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SNA의 핵심은 누가 중요한지를 단순히 순위화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와 자원이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어디에서 연결이 집중되거나 끊길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